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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권말선/그이의 환한 미소(두번째 시집)

둥지와 천막

by 전선에서 2015. 2. 17.






 

둥지와 천막


          권말선

 


한강이 펼쳐진 아스팔트 위

앙상한 가로수 저 꼭대기

외로운 섬 같은 작은 둥지 속

바람 찬 허공에서 알을 품고

새끼를 기다리는 어미새 한 마리


높은 빌딩 회색 도심 숲은 먼데

울며 보채는 새끼들 두고

어디로 날아가 먹이 찾을까

울렁울렁 흔들며 지나는 자동차

조그만 관심조차 없는 사람들

 

컴컴한 저녁이 세상에 내리고

힘든 날갯짓에 지쳐 잠들어도

아침이면 다시 둥지를 박차고

먹이 구하러 떠나는 어미새의

두려움없는 그 사랑 배워야 하리

 

광화문 허허벌판 웅웅 우는 길

청와대 푸른 기와 멀리 보이고

밤이면 바다처럼 깊어지는 곳

밤이면 웅웅울음 커지는 그 곳

외로운 섬 같은 하얀 천막집

 

자식 잃은 부모의 저린 가슴

봄부터 겨울 다시 봄 되도록

진실을 찾기 위한 긴 여정

권력자도 정치꾼도 구경꾼도

외면하고 떠나간 그 길에

 

내 자식은 가슴에 묻었어도

남은 아이들 안전하게 살라

무덤 같은 밤 보내고 다시

진실을 찾아 나서는 부모들

다함없는 그 사랑 배워야 하리

 

둥지를 만드는 사랑

천막을 지키는 사랑

고귀한 그 사랑을 배워야 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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