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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권말선/그이의 환한 미소(두번째 시집)

작은집

by 전선에서 2015. 2. 9.


(사진 : clien.net에서 펌)



작은집

- '세월호 학살' 300일을 아파하며



          권말선


 

광화문광장 천막동네

기억과 그리움의

작은집

키 낮고 아담한 목조건물은

세월호 타고 수학여행 떠났다

돌아오지 못한

우리 아이들 집이랍니다

 

문고리도 없고

초인종도 없고

우편함도 없는

조그만 집이지만

오늘처럼 눈이 오거나

어제처럼 비가 오거나

또 바람이 불어도

찾아오는 벗들은

끊이지 않아요

 

그 집에 오는 이들은

하나같이

가만히 서서

가만히 들여다보고

가만히 미소 짓고

가만히 생각하다

가만히 둘러보고

또 가만히 눈물짓지요

 

거기서 잘 지내는 거니

보고 있는 거니

엄마가 기다리는데

아빠가 그리워하는데

꿈에라도 와 주렴

정말 미안하다

잊지 않을게

끝까지 밝혀줄게

사랑한다, 사랑해

말없이 속으로만

인사하다 돌아갑니다

 

집 떠나 여행간 아이들

집에 돌아오지 못해

이리저리 헤맬까봐

마음착한 아저씨가

지어준 작은집

아직 못 돌아온 친구들

모두 다 찾게 되면

그 작은집에 모여

잃었던 이야기들

궁금했던 진실을

하나하나 들려주겠죠

 

광화문광장 천막동네

작은집에는

별이 된 아이들이

별처럼 눈을 반짝이며

오가는 사람들의

발걸음을 세우고

말을 건넵니다

잊지 않았나요?

진실을 알고 싶나요?

나를 사랑하나요?

오래도록 기억해 주실거지요?

 

광화문광장 천막동네

한가운데 선

작은집

우리가 미처 지키지 못했으나

또한 반드시 지켜내야 할

우리 아이들의 미래

진실을 밝혀야 할

분명한 이유가

거기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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