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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권말선/그이의 환한 미소(두번째 시집)

민족의 ‘역린’, <분단>

by 전선에서 2014. 6. 9.

 

 

민족의 역린’, <분단>

- 영화 역린’을 보고...

 

 

<정순왕후>, <노론>, <광백>
이들은 역린을 건드리며
우리 민족을 아프게,
자꾸만 아프게 함으로써
제 배를 불리는
미제국주의이며
일제, 미제에 부역하는
매국노의 모습이다.
혼인의 인맥으로 단단히 뭉친 권력층들과
그 권력에 기생하는 자들이다.
돈 냄새를 맡으면
사람도 살인병기로 사육하는 광기,
권력을 향한 집념에
왕의 아들도 거침없이 살해하고
왕의 목숨도 노리며
백성이나 인권 따위는 안중에 없다.
거치적거리는 사람은 죽여 없애고
약한 사람은 노예로 삼아 부리고
나만 잘 살겠다는
악마,
다름 아니다.
 
<갑수>, <을수>, <월혜>, <복빙>
그들은 선량한 민중이고
그들은 이 강산의 꽃과 나무이며
비와 눈이다.
설령 살인병기로 길러졌어도
지켜야 할 사람이 누구인지 알고
아끼는 사람을 위해 기꺼이 피 흘릴 줄 안다.
불의에 항거할 줄 알며
돈 아닌 사랑에 목숨을 걸고
아름다운 풍경을 만들 줄 아는 사람들,
의리가 있고 따뜻한 가슴이 있는 사람들,
그들은 민중, 바로 우리의 모습이다. 

 

<정조>,
<노론>이 어떻게 아버지를
박해했는지를 보고 자란
아픔 많은 지도자,
죽지 않고 살아남기 위해
체력을 기르고 무예를 기른
젊은 지도자다.
<영조>가 물려 준 비밀스런 증거로
<사도세자>의 恨을 풀 수도 있었지만
목숨 바쳐 지켜 주는 민중과
그 스스로 다져 온 힘을 믿고
<노론>의 뒤틀린 권력을 깨뜨리고
부릅 뜬 눈으로 <정순왕후>를 향해 분노한다.
진정 피비린내 나는 세상을 원하는가고,
네가 한 짓이 무엇인지 다 알고 있다고,
피를, 전쟁을 택하겠다면
조상을 부관참시하고 구족을 멸하고
네 살던 곳의 가축과 풀까지도
다 없애버리겠노라고….

 

미제여,
박근혜여,
눈물 뚝뚝 흘리며 힘없이 돌아서는
<정순왕후>를 보았는가?
연민이 느껴지지 않는가?
동병상련이 느껴지지 않는가?

역린을 희롱하며
역풍을 맞을텐가?

 

<정조>가 손을 내밀며
모든 것을 덮고 함께 가자 한다.
서로를 향하던 칼끝을 거두자 한다.
다 용서하자 한다.
<영조>와 <사도세자>를 거친 恨이
<정조>에게 와서 마무리되는 순간이다.
전쟁이 멎고 평화가 시작되는 순간이다.
대결이 끝나고 총, 칼을 내리는 순간이다.
폭압을 끝낸 진정한 해방의 순간이다.

 

힘없는 자는 움켜 쥔 주먹으로
자기 눈물을 닦는다지만
힘을 기른 자는
상대의 고개를 조아리게 한다.
모든 것을 다 덮고,
모든 것을 다 안고,

모든 것을 제자리에 돌려놓고,
민중을 살리고
백성을 살필 수 있게 된다.

 

역린,
더 이상 이 땅에
<갑수>와 <을수>가
영문도 모른 채  서로 칼을 겨눠야 하는
아픔은 없어야 한다.
찌르고, 죽이고 난 후에 흘리는
통한의 눈물은 없어야 한다.
<분단>이라는
거슬러 난 비늘일랑 떼어 버리고
새 살을 돋게 해야 한다.
민중이 귀히 여겨지는 세상,
민중의 존엄이 높아지는 세상,
우리가 만들어야 한다. 

 

<정조>,
그가 내게 조용히 물었다.

 

‘언제부터냐,
언제 니 마음이 돌아섰던 것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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