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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권말선/그이의 환한 미소(두번째 시집)

고래의 꿈

by 전선에서 2014. 4. 23.

       

고래의 꿈
- 세월호 침몰로 희생된 우리 아이들 넋을 위로합니다. 미안합니다.

 

                             권말선

 

엄마, 두려움 잠시 잊고

가만히 눈 감은 채 

꿈을 꾸듯 

바다속을 여행할래요

 

짙고 푸른 바닷물이 되어

이 바다를 살짝

출렁이게 하고 싶어요

부드러운 손길로

나를 쓰다듬어 주세요​

엄마, 일렁이는 물결

느껴지나요? 

 

어여쁜 한 마리 고래가 되어

친구들과 숨바꼭질도 할래요

산호 뒤에 숨고

모래 속에 숨을래요

보세요,

바다에서도 자유롭게

숨 쉴 수 있어요

 

용궁에도 다녀올게요

병든 용왕, 의뭉한 자라는 없지만

엄마, 아빠와 함께 갔던

놀이동산처럼

꽃들이 나를 반기며 

알록달록 웃고 있어요.

 

바다를 다 누비고 다녔더니

이제 저녁이 되었네요

나를 부르는

마 목소리 

멀리서 들려요

이제 그만

집으로 돌아갈게요  

 

따뜻하게 나를 안아 주세요

따뜻하게 나를 안아 주세요

사랑해요,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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