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깃을 펼쳐
권말선
생과 사는 왜 이다지도
한 치 빈틈 없이 단호하게
다른 세계 다른 영역인가
꼭 그래야만 하는가
강물이 한 줄기로 엉켜 흐르듯
생사도 함께일 수는 없는가
다시는 마주할 수 없는
다시는 느낄 수 없는
공간 너머 알 수 없는
건너지 못할 아득함
이토록 가혹해야만 하는가
고통은 파동에 실려
끝 간 데 없이 번지는데
생과 사는 왜 서로
넘볼 수도 오갈 수도 없는가
왜 그래야 하는가
울음으로도 세월로도
다독일 수 없는 슬픔
사랑이여 내 사랑이여
이별이란 말 따위
흙먼지 털듯 툭툭 털어내고
어서 다시 깃을 펼쳐
이리로 날아오려무나
사랑이여 어여쁜 내 사랑이여

'시::권말선'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시] 한 끼 밥 (0) | 2025.02.17 |
---|---|
[시] 권영세에게 경고한다 (0) | 2025.02.12 |
[시] 오래전 그 사람에게 (0) | 2025.02.06 |
[시] 별 보러 간다 (0) | 2025.02.06 |
[시] 광장은 우리의 힘 (0) | 2025.01.08 |
[시] 총알받이 (0) | 2024.12.23 |
[시] 흥으로 이겼노라 (0) | 2024.12.21 |
[시] 폭설, 그 후 (1) | 2024.12.21 |
[시] 윤석열의 북한타령 (1) | 2024.12.10 |
[시] 싸락눈 (0) | 2024.12.10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