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한 그루
권말선
길을 걷다 우연히 보게 된
그 한 나무!
먼 곳에
저 혼자 서서
아닌 듯 가벼운 손짓을 한다.
참 이상스러운 나무,
처음 대하는 생소한 모습의
이름도 알지 못하는 저 -
나무.
바람결에 실어
조그만 소리로
무언가를 자꾸만 얘기하는데......
발걸음이 느려지고,
지나치고 난 후에도 돌아보고,
멀어진 뒤에도 그 모습이 아른거려.
가다 보면 또 그런 나무 서 있을까?
나무,
나무,
그 한 나무.
거만한 잎사귀를 휭 흔들며
잠깐 스치는 길 가에
환영처럼 멀어져 버린
알 수 없는 이름.
노래처럼 사연처럼
속삭이던 목소리
하필이면 내게,
내 심장 언저리에
싸아하게 박혔다.
아,
아무도 모르는
따갑고도 즐거운
비밀 한 가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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