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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권말선/가끔 힘들어하고 우울해하는 그대에게(첫번째 시집)

꿈에

by 전선에서 2014. 3. 17.

꿈에

                    권말선



꿈에 나는
한마리 새였다
길게 뻗은
당신의 가지를
이리저리 날며
당신 안에서
마냥 행복했다.

꿈에
한마리 예쁜 새되어
당신의 높은 곳에서
둥지를 틀고
즐거운 목소리로
당신을 노래했다
당신은 내 기쁨,
환한 내 빛이었으니까

나는 아무
바라는 것도 없었고
당신의 잎사귀는
더없이 부드러웠고
내 세계는
오직
커다란 한그루
당신 안에서였다.

아, 행복했다

꿈에서
명랑한 그
꿈에서 깨어났을때
사랑하는 그대여
사랑하는 이여
나는 차라리
그냥
새가 되고 말자고

다시 눈을
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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