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자주통일연구소
  • 자주통일연구소
분석과 전망

미국의 북핵정책은 북한붕괴론

by 전선에서 2015. 4. 30.

미국의 북핵정책은 북한붕괴론

<분석과전망>‘탐색적 대화는 핵동결을 위한 것이라는 사일러 특사 주장의 허구성

 




미국의 고위관리가 북핵문제에 대해서 그럴 듯해 보이는 대안을 제기하고 나섰지만 내용은 공허하며 현실적으로는 미국의 일반적인 반북활동으로 보여 실망스럽다.


"(북한의)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CVID)는 현재 진행되고 있는 것을 멈추는 데서 시작한다

미국의 북핵 6자회담 미국 측 차석대표인 시드니 사일러 미국 국무부 6자회담 특사가 한 말이다.

사일러 특사는 29일 서울 그랜드하얏트 호텔에서 아산정책연구원이 연 국제관계 포럼 '아산 플래넘 2015'의 한반도 세션 토론에서 북한의 원자로 및 원심분리기 가동, 핵프로그램 확장 등을 상기시키면서 그렇게 발언했다.

 

언뜻 보면 주목할 만하다. 미국이 최근에 북미대화의 한 틀로 제기하고 있는 이른바 탐색적 대화의 내용수준을 하향화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서다.

 

탐색적 대화는 원래 북한이 핵폐기 의사가 있는지를 알아보는 차원에서 제기된 것이었다. 그렇지만 핵동결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것이 사일러 특사의 발언요지다. ‘탐색적 대화의 내용으로 핵폐기가 아니라 핵동결을 언급한 것이다.

 

사일러 특사의 그 발언에는 물론, 북핵활동 중단이 북핵문제의 최종 방향인 비핵화 북한 비핵화로의 길로 나아가게 된다는 것을 담고 있기는 하다.


그렇지만 핵을 사실상 보유한 나라의 활동중단이 핵폐기로 이어진다는 것은 현실상 그리 쉽게 확정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

북한이 북핵문제를 핵군축 더 나아가 세계비핵화와 연동시켜놓는 것이 갖는 함의도 이것이다.

 

때문에 사일러 특사의 발언에서 주목할만한 것으로 보이는 것은 다만 예의 그 반북성 밖에 없다.


사일러 특사는 "경제적 발전이 계획대로 잘 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병진정책을 통해 또 다른 힘든 여정이 이어질 것"이라는 언급을 했다그리고 "핵무기에 대한 막대한 투자로 북한 정권이 얻은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지적도 했다.


북한이 국가발전전략으로 채택하고 있는 핵경제병진노선을 미국입장에서 왜곡하고 반대하고 있는 것이다북한의 반발을 불러올 것으로 보인다.

 

사일러 특사에게서 확인되는 반북성은 이날 토론자로 참석한 천영우 전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의 주장과 연동시키게 되면 그 의미가 보다 또렷해진다.

 

천 전 수석은 "동결보다 더 중요한 것은 비밀스럽게 진행되는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을 종결시키는 것"이라고 했다. 일정 도드라진다. 형식상으로 보면 사일러 특사의 발언과 상충되기도 한다.

 

천 전 수석의 입장은 핵동결이 아니라 여전히 핵폐기에 방점을 찍고 있는 미국 주류의 반북진영의 원칙을 대표한다.

 

현시기 미국의 북핵폐기정책에서 가장 중요하게 봐야할 대목으로 그것이 미국의 북한붕괴론과 궤를 같이한다는 사실이다.

 

올 들어 북한붕괴론이 처음 나온 것은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을 통해서였다. 미 언론과 인터뷰를 하면서 오바마 대통령은 직접, 북한붕괴론을 언급한 것이다.

대북대결의 정점이었다.


오바마의 북한붕괴론에 대해 정세현 전 통일부장관이 프레시안과의 인터뷰를 통해 한 지적은 그래서 의미가 있고 주목할 만하다

"북한을 정말 붕괴시키겠다는 생각보다는 압박을 통해 북한의 저항을 유도하려는 목적이 있다""북한이 도발하면 이를 핑계 삼아 군사적 대비책을 강화해야 한다는 논리를 펼칠 것"이라고 분석을 한 것이다.

 

오마마 대통령의 북한붕괴론 언급 뒤 북한붕괴론은 크리스토퍼 힐 전 국무부 차관보 등 미국의 일부전문가들에게서 빈번하게 오르내렸다.

 

미국이 올해 들어 부각시키고 있는 북한붕괴론의 본질이 무엇인지 정확히 확인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북한을 비핵화시키기 위해서는 정권의 붕괴나 매우 근본적인 정권 교체가 필요하다"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량파괴무기(WMD) 조정관이 28일 미국의소리(VOA) 방송과 가진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내놓은 주장이었다.

 

대단히 중요한 발언이다. 북핵폐기정책의 근간이 북한붕괴론이라는 것은 또렷하게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북핵을 둘러싼 반북대결에서 가히 최고의 정점에 오를만하다.

 

세이모어 전 조정관이 북핵폐기와 북한붕괴론을 연동시키는 것은 사일러가 당장에는 핵폐기가 아니라 핵동결로 탐색적 대화를 해야한다고 주장한 것이 얼마나 내용이 없고 더 나아가 현실적으로 얼마나 터무니없는 것인가 하는 것을 잘 보여준다.


"제재가 단순히 북한의 핵무기 포기를 해결하지는 못할 것으로 외교의 손을 빌려야 한다"며 압박을 통해서가 아니라 외교적으로 핵문제를 해결해야한다는 사일러 특사의 주장 또한 수사조차도 되지 못하고 공허하다.


북핵폐기정책이 북한붕괴론에 근거하고 있는 이 현실이 바꾸어지지 않는 한 사일러가 주장하는 핵동결도, 일보 후퇴한 듯이 보이는 탐색적 대화도 별 다른 의미를 가질 수가 없는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으로부터 시작된 북한붕괴론은 이처럼 북핵정책에서 극히 결정적 위상을 갖고 있는 셈이다

미국의 모든 북핵관련 활동이 일반적인 차원의 반북활동으로 되고 마는 결정적 이유가 여기에 있다.

 

현실은 북미대화가 요원하다는 것을 이처럼 너무나도 명확히 보여주고 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