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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권말선/그이의 환한 미소(두번째 시집)

너 땜에 멍든 마음

by 전선에서 2014. 10. 20.





너 땜에 멍든 마음


              권말선

 

친구들이 거리에서 꽃을 사고 있어

새빨간 장미꽃, 향기 그윽한 국화꽃

친구가 내게 꽃을 사라 해

사랑하는 네게 꽃을 주라 해

그럴까 잠시 생각도 했지

새빨간 장미꽃, 주황색 국화꽃

넌 어떤 꽃을 좋아할까

 

샐쭉한 표정으로 내가 말했어

며칠 전 다퉜어, 꽃 주기 싫어

친구의 한마디 나를 웃게 해

보라색 꽃 건네주며 말해

너 땜에 멍든 내 마음이야

 

너 땜에 멍든 내 마음...

 

그냥 돌아가려다 한 다발 샀지

주황색 국화와 그 안에 보라꽃

네 책상위에 꽂아주며 말했지

너 땜에 멍든 내 마음이야

그리고 속으로 또 말했지

나 땜에 멍든 네 마음이야

 

보라색 꽃 시들면 바꿔주겠니

붉은 꽃으로 바꿔주겠니

화려한 장미 아니어도 괜찮아

수수한 진달래면 좋겠어

너 땜에 멍든 내 마음

나 땜에 멍든 네 마음

따뜻하게 감싸줄 사랑의 꽃

 

화려한 장미 아니어도 괜찮아

발그레한 진달래면 좋겠어

사랑이 꽃잎처럼 활짝 피어나는

내가 좋아하는, 네가 좋아하는

그 꽃이면 좋겠어


네가 있어 행복한 내 마음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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