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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권말선

[시] 촛불 시민께 드리는 인사

by 전선에서 2024. 1. 7.

촛불 시민께 드리는 인사

권말선


- 나 주말에 서울 갔다가 <윤석열 탄핵하라! 김건희 특검하라!> 면서 집회하는 사람들 보고 신기해서 한참 쳐다봤어. 
- 어머, 언니! 제가 그 촛불광장에 있었어요. 언니도 보셨구나! 
- 정말? 우리 회사에도 촛불집회 나가는 사람이 있다니 신기하다! 대단한 것 같아. 일주일 내내 일하고 쉬는 날 거기 가려면 힘들지 않니?
 - 힘들어도 즐거워요. 촛불에 가면 없던 힘도 막 샘솟아요. 
- 그래, 나도 윤석열은 싫더라, 김건희는 더 싫어. 
- 언니, 그럼 다음엔 나랑 같이 가요! 

자석에 이끌린 쇠붙이같이
주말 아침이면 광장으로 향하는 그대
오늘은 또 어떤 마음으로 나오셨나요?
아직도 윤석열이 대통령인 세상
아직도 김건희가 여왕 노릇하고
그런 김건희의 특검 호위무사로
한동훈이 언론을 활보하는 꼴
더는 두고 볼 수 없어서겠지요
한겨울 찬 땅바닥에서 오체투지 하는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의 눈물과
거친 노동과 팍팍한 삶에 지친 이들의 한숨
더는 외면할 수 없어서겠지요
이 땅 순전한 민중들의 똑같은 염원 
저마다 한가득 부여안고
이 거리에 서 계심을 압니다

누군가는 집회를 준비하고
누군가는 자원봉사로 나서고
누군가는 무대를 꾸미고
누군가는 촛불의 역사를 기록하고 
피켓으로 악기로 행진으로 깃발로
스스로의 역할로 광장을 채우는 
촛불의 뜨거운 투쟁 덕분에
윤석열은 탄핵이라는 
김건희는 특검이라는
제 운명의 내리막길로
굴러떨어지고 있습니다

적폐 청산과 사회 대개혁이라는
큰 과제 또한 이뤄내야 할
길고 어려운 촛불의 길
희생과 헌신을 다 바치면서도
고생이라 여기지 않고
기쁨과 보람으로 걷는
그대를 생각하노라면
가슴 절로 뜨거워집니다
존경받아 마땅한 그대기에
참으로 높고 귀한 그대기에
가슴속 깊은 경의를 담아
허리 숙여 큰절 올립니다
고마움의 인사 드립니다

지금처럼 앞으로도
함께 투쟁하고 함께 승리할 
그대, 촛불이여
그대와 함께여서
참 행복합니다
참 고맙습니다!

(2023. 12.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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