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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권말선

[시] 지구여, 분노하시라

by 전선에서 2023. 6. 25.

지구여, 분노하시라

권말선

풀과 꽃이 만발한 들판
위를 달리는 사슴
곁을 흐르는 강
그림자 드리우며 나는 기러기
날갯짓 받쳐주는 하늘
기운차게 솟은 산
비우고도 채운 사막
감싸 안은 채 넘실대는 둥근 바다
그들과 더불어 살아가는
온갖 생명, 수십억 인류

그 모두를 위해
어머니여, 지구여
이제 분노하시라
다함 없는 갸륵함으로 
넘쳐흐르는 사랑으로
부디 분노하시라

인내하고 극복해야 할 불행이건만
오히려 무기 삼아
어머니지구의 목숨 통째로 위협하는
일본 원전 마피아들의 야만 앞에 
안전한 생명은 아무도 없나니
떨쳐 일어나시라
분노의 회초리
단단히 드시라
어머니지구의 배꼽 속으로
핵 오염수, 방사능 독극물
쏟아붓겠다는 저 패륜에
크게 분노하시라, 벌하시라
매달리며 통곡하노니
어머니지구에 깃든 
생명의 불꽃들이 
뒤틀리고 사그라지는 일
감히 허락치 마시라

이미 바다가 아가미를 닫기 시작했고
이미 산이 호흡하기를 주저하고
이미 사람들이 짠물을 두려워하니
어머니를 향한 
지구를 향한
저 사무라이 할복극
더는 미쳐 날뛰지 못하게 하시라

선하디 선한 사람들이여, 산이여, 바다여, 하늘이여, 어머니지구여
탐욕에 사로잡혀 몰살의 길 내달리는 무도한 저들을
기필코 막아내시라
묶으시라 그리고 벌하시라
다시는 끔찍한 패륜
꿈꾸지 못하도록

아름다운 제주바다에 후쿠시마 핵 폐수 쏟아버리지 마라!

 

관련기사 https://www.vop.co.kr/A00001634616.html

 

후쿠시마 오염수의 진짜 문제, 10년째 방사성 물질 새고 있다

[오염수 방류 숨은 쟁점 ⑥] 원전사고 당시 방출된 900PBq 방사능과 10여년 누출 오염수는 왜 방류 안전기준에 적용 안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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