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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권말선

[시] 불을 삼킨 개

by 전선에서 2017. 10. 26.

(사진 ; 자주시보 펌)


불을 삼킨 개


      권말선

 

 

침략과 탈취로

비대해진 몸뚱이 흔들며

온 동네 들쑤시고 다니는

포악한 개 한 마리

저를 노려보는 눈앞의 불꽃

어찌 꺼버릴까 고민하다

그만 낼름 삼켜버렸다네

삼키면 맥없이 사라질 거라 생각했지

저를 활활 태워버릴 줄이야 몰랐지

 

펄펄 끓는 열기에

미친 듯 뛰어 봐도

저를 휘감은 불꽃은

꺼지지도 없어지지도 않아

목구멍에 낀 기름

뱃속에 낀 기름

오장육부의 기름

기름기 만나 활활

아주 잘도 타더라지

 

불을 삼킨 미친개가

온 동네 시끄럽게

왈왈거리며 짖어댔지

제발 살려 달라 애걸하며

불을 꺼 달라 복걸하며

제가 삼킨 불이 저를

아주 새까맣게 태워버릴 줄

, 글쎄 어찌 알았겠어

미치광이 트럼프 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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