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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과 전망

'전쟁이냐 굴복이냐'

by 전선에서 2022. 6. 20.

<분석과 전망>본격화된 새로운 북미대결전 그리고 그 전망

 



북미대결전이 그 어느 때 보다 체계적이고 역동적으로 전개되고 있다
. 북이 주동하는 새로운 북미대결전이 띠고 있는 새로운 특성들이다. 자세히 들여다보지 않아도, 전개 양상부터가 이전과 많이 다르다. 특히, 긴장 고조의 가능성이 그 어느 때 보다 높긴 하지만 북의 장악력이 높아 그 긴장이 잘 관리되고 종국적으론 생산적으로 해소될 수밖에 없는 경로를 탈 것이라는 확신을 준다. 경로도 세부로 잘게 나눠져 있지만 손에 잡힐 듯 질서정연하다. 도달하게 될 목표지점 또한 익히 정해져 있는 것이긴 하지만 이전에 비하면 한결 또렷하다.

대외정치활동을 우리 혁명발전의 기본 장애물, 최대의 주적인 미국을 제압하고 굴복시키는데 초점을 맞추고 지향시켜나가야 한다.”

20211월 개최된 조선로동당 8차대회 사업총화 보고에 있는 내용이다. 북은 대미전략을 그렇게 새로이 내왔다. 현 시기 새로운 북미대결전 정세를 제대로 분석하고 이에 기초해 이후 전망을 과학적으로 내오는 데에서 이 보다 더 중요하고 결정적인 대목은 없다. 새로운 북미대결전을 연구하는 수많은 전문가들이 최근 들어 '제압과 굴복'이라는 개념을 수많게도 인용하고 또 강조하는 이유다.

북이 제압.굴복시키려는 건 북이 새롭게 정립한 '전쟁 주적론'에서 확인할 수 있듯 전쟁 그 자체이다. 구체적으로는, 북미전쟁의 근원으로 존재하고 작동하고 있는 미국의 대북적대를 제압하고 굴복시키겠다는 것이다.

미 대북적대는 경제제제와 정치적 고립, 군사적 위협으로 구성돼 있다. 대북경제제제는 세계경제를 좌지우지하는 자국과 유엔의 경제시스템을 통해, 대북정치고립은 자국과 유엔의 정치시스템을 통해 그리고 대북군사위협은 자국의 군사력과 한미동맹, 미일동맹 등 각종 동맹체계를 수단으로 삼아 구사돼왔다. 그 기간이 무려 70년을 훌쩍 넘는다. 전례가 없다. 강도 역시 전례가 없을 정도로 초고강도이다. 북의 존립 자체를 경이롭게 봐야한다는 평가가 극히 과학적인 이유다.

확인할 수 있듯, 새로운 북미대결전은 미 대북적대를 제압.굴복시키고 말겠다는 북의 원대하고도 세련된 전략이다. 흔히 북의 반제평화전략으로 불리우고 있다.

1.본격화된 새로운 북미대결전

미 대북적대를 제압.굴복시키려는 북의 새로운 북미대결전은 120일 개최된 조선로동당 제8기 제6차 정치국 회의가 그 첫 발자국을 뗐다. "우리가 선결적으로, 주동적으로 취하였던 신뢰 구축 조치들을 전면 재고하고 잠정 중지했던 모든 활동들을 재가동하는 문제를 신속히 검토"하겠다고 했다.

북이 핵미사일 모라토리엄을 결정한 것은 지난 2018년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3차 전원회의를 통해서였다. "핵 시험과 대륙간탄도로켓(ICBM) 시험발사를 중지할 것"이라고 했었다.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북은 그렇게 북미대화의 결정적 조건을 마련했지만 그러나 미국은 그에 합당한 그 어떤 조응도 하지 않았다. 두 차례의 북미정상회담이 열렸지만 그 과정에서도 미국은 대북적대를 손질을 하기는커녕 그대로 유지했고 오히려 더 강화시키기까지 했다. 북이 미국에 4년 동안 신뢰를 베풀었던 것에 종지부를 찍고 새로운 북미대결전에 돌입을 한 건 그런 점에서, 지극히 합법칙적 귀결이다.

북의 핵.미사일 모라토리엄 파기 시사가 실제 실행으로 옮겨지는 데에는 그리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두 달 뒤인 324일 북이 마침내, ICBM '화성포-17'을 쏴 올린 것이다. 그 때, 세계는 창공을 향해 치솟아 오르는 '화성포-17'의 위용과 굉음에서 미국의 경악을 보았고 비명소리를 들었다. 북의 ICBM '화성포-17' 시험발사는 북이 새로운 북미대결전을 본격화했다는 걸 의미한다.

남에서는 북이 올 들어 ICBM 시험발사를 한 게 6번이나 된다는 분석을 내놨다. 지난 227일과 35일 정찰위성 개발 시험 목적이라 주장하면서 쏴 올린 것 그리고 316일 쏴올린 게 다 ICBM이라는 것이다. 이어 지난 54일 쏜 것은 물론 25일에 쏜 것에도 ICBM이 포함돼 있다고 했다. 이 중 단거리와 중거리, ICBM을 섞어 쐈다는 25일 건에 대해선 많은 정세분석가들이 주목을 했었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 같은 경우 단거리는 남한을, 중거리는 일본을 그리고 ICBM은 미국을 동시다발적으로 겨냥한 것이라고 하면서 '한미일 갈라치기'라는 분석까지 내놨다.

김정은 위원장의 화성포-17형 시험발사 친필 명령서엔 "용감히 쏘라"는 대목이 있다. 북이 올 들어 ICBM6번이나 쏜 게 사실이라면, 북은 지금, 미사일을 그 어느 국면에서 보다도 용감히 쏘고 있는 중이다. 새로운 북미대결전은 이렇듯, 북의 용감한 미사일 발사로 본격화돼 있다.

2.수세에 몰려 북핵시험 우려타령에 빠진 미국

새로운 북미대결전엔 이전엔 볼 수 없었던 특이한 흐름들이 확인되고 있다. 우선, 북의 ICBM 시험발사에 대한 미국의 대응이 수세적이라는 점이다. 사실, 놀라운 일이다.

북이 핵.미사일 모라토리엄 파기 시사를 하고 이어 ICBM 시험발사를 했을 때 거의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미국의 대응이 강력할 것으로 예상했었다. 그 예상의 첫 자리엔 당연하게도, 미국의 전략자산 한반도 전개가 올랐었다. 그러나 그 예상은 빗나갔다. 미국의 대응이 일반적 수준에 머물렀던 것이다. 예컨대, 미 해군이 지난 2일부터 사흘간 한미해군항모강습단 연합훈련을 했는데 여기에 참가한 핵 추진 항모 로널드 레이건호의 작전지역이 한반도에서 멀리 떨어진 일본 오키나와 동남방 공해상이었다.

'미국이 왜?' 많은 사람들이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의아해 했다. 일부 분석가들은 '미국이 겁을 먹어 할 수 있는 게 없는 것'이라는 분석까지 내놨다. '주권연구소'의 이형구 연구위원이 대표적이다. 일리도 있고 의미도 있는 분석이다.

북의 ICBM 시험발사에 대한 수세적 대응에 못지않게 주목되는 또 하나의 특이한 흐름이 북의 7차 핵시험에 대한 미국의 과도한 우려이다. 미 국무부 네드 프라이스 대변인이 지난 6"미국은 북한이 조만간 7차 핵실험을 진행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는 동맹을 강조하며 "미국은 대비돼 있다"고 했다. 수도 없이 들었던 이야기였다. 식상할 정도다.

미국의 반응이 그 정도에 그쳤다면 그다지 돋보일 것까지는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미국은 그 이전부터,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과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위시로 로이드 오스틴 국방부 장관을 비롯해 김성 대북특별대표 등 미 권력의 모든 인적자산을 총동원해 북의 7차 핵시험에 대한 우려를 끊임없이 내놨다. 민간연구기관들이 경쟁하듯 나선 것도 그에 대한 반영이었다. 한국의 국정원도 '준비는 완결됐고 결단만 남았다'는 등 수시로 뉴스를 생산했으며 언론 또한 한국과 일본을 비롯해 영국 그리고 호주 등 국제사회가 북이 조만간 핵시험에 나설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는 등의 보도를 하루가 멀다하고 쏟아냈다. 몇 마디 강력히 경고를 하고 이후에 강력한 행동으로 이어지곤 했던, 대북적대에서 미국이 보여줬던 일반적 행태들과는 다른 모양새이다.

하지도 않은 북의 7차 핵시험에 대해 미국이 내보이고 있는 여러 행태들에서 많은 사람들이 읽은 것은 미국의 난리법석 내지는 호들갑이었다. 미국은 북이 7차 핵시험을 하지 않고 있는데도 쉬지 않고 호들갑스럽게 난리법석을 떨며 북핵시험 우려 타령에 빠져있는 것이다. 미국의 그러한 호들갑과 난리법석 또한 미국의 수세다.

3.북 핵시험 시 미국이 쓸 수 있는 카드는 대북군사위협 뿐

미국의 난리법석 호들갑대로 북이 7차 핵시험을 한다고 했을 때 미국은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미국은 북이 ICBM 시험발사를 해 이른바, 레드라인을 넘었음에도 불구하고 경제제재 조치를 취하지 못했다. 이에 대해 사람들은 '미 경제제제의 약발이 다 떨어진 것'이라고 했다. 맞는 말이다. 미 대북경제제제 무력화는 허나, 북의 자력갱생의 원칙을 결부시켜야만 보다 더 온전히 설명될 수가 있다. 미국의 대북경제제재가 나라의 존망을 좌지우지할 정도로 고강도이고 장기적이란 건 국제적 상식이다. 그러나 북은 자력갱생의 원칙으로 그 세계적 범위의 대북경제제제에 맞섰다. 그리고는 자력갱생으로 정면돌파를 해 급기야 미 경제제재의 효용성을 실제로 무력화시켜 낸 것이다.

미국은 유엔을 통한 대북정치고립 역시 시도는 했으나 성과는 내지 못했다. 중국과 러시아가 반대했다는 것만으로 다 설명될 수 없는 대목이다. 북은 조선로동당 8차 대회에서 또 하나의 대미전략 범주로 '세계적 범위의 반제공동투쟁'을 수립했었다. 이에 대한 국제적 외화가 조중러 연대이다. ‘조중러 연대가 북이 주동하고 있는 반제연대전략에서 비롯됐다는 것 그리고 그것이 신냉전에 접어들면서 거대한 힘을 발휘하고 있다는 것은 전문가들이라면 누구할 거 없이 다 인정하고 있는 사실이다. 미국의 유엔무대를 통한 대북정치고립이 성립조차 되지 못한 것은 조중러 연대의 위력인 것이다.

이처럼 미 대북경제제재는 북의 자력갱생에 의해, 미 대북정치고립은 북이 주동하는 조중러 연대에 의해 무력화된 상태이다. 미 대북적대에서 경제제재책과 정치적 고립책이 더 이상의 효용성을 갖지 못하고 있는 것은 결국, 북이 미국의 대북경제제제와 대북정치고립을 안팎으로 제압.굴복시킨 결과이다. 때문에 미국은 북이 이후 7차 핵시험을 한다해도 북의 ICBM 시험발사 때 그러했던 것처럼 대북경제제제나 대북정치고립을 도모할 수가 없다.

북의 7차 핵시험에 대한 미국의 대응은 북의 ICBM 시험발사 때와 마찬가지로 군사적 위협 밖에 없다. 그 중 핵심이 미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이다. 오스틴 미 국방장관이 직접 확인해준다. 오스틴 장관은 지난 612, 이종섭 한국 국방장관을 싱가포르로 불러 북의 핵시험 시 미군 전략자산을 한반도에 신속히 전개하겠다고 한 것이다. 의례적 수사가 아니다.

미국은 최근, B-1B 전략폭격기 4대를 괌에 배치했다. '죽음의 백조'로 불리우는 B-1B는 괌에서 2시간이면 한반도에 도착할 수 있다. 지난 2017년 북의 6차 핵시험 후에도 북방한계선(NLL)을 넘어 북 동해상 국제공역을 비행했었다. B-1B 4대 괌 배치에 대해 미 태평양공군사령부는 우리가 북한의 나쁜 행동에 대응할 수 있는 많은 방법들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했으며 미 군사전문 싱크탱크 랜드연구소의 브루스 베넷 선임연구원은 대북무력시위라고 했다. 언론들은 북이 핵시험을 하는 경우 한반도에 가장 먼저 전개될 전략자산으로 꼽고 있다.

미국은 이어 최근 미 공군 전략 폭격기 B-52와 정찰기 코브라볼을 일본 영공에 출격시켜 일본 항공자위대 전투기들과 함께 비행 훈련도 벌였다. B-52B-1B, B-2와 함께 미국의 3대 전략 폭격기다. 폭탄을 최대 31t까지 싣고 6400이상 비행할 수 있으며 핵 미사일 등을 장착할 수 있어 북이 가장 두려워하는 무기 체계로 묘사되고 있다. 코브라 볼은 먼 거리에서 탄도 미사일 발사 징후를 포착하고 미사일 궤적을 추적할 수 있으며 전 세계에서 미 공군만 보유하고 있다.

미 전략자산 한반도 전개와 관련, 최근 일본 공해상에서 한미해군항모강습단 연합훈련에 참여했던 미 핵항모 레이건호 역시 빼놓을 수 없다. '떠다니는 군사기지'로 불리우는 레이건 호는 축구장 3개 넓이 비행 갑판에 F/A-18 슈퍼호넷 전투기, MH-60R 해상작전헬기, 적 레이더를 교란하는 전자전기 그라울러(EA-18G), 공중조기경보기 호크아이(E-2C) 등 함재기 70여 대를 탑재하고 있다.

4.북 핵시험 국면에서 미 대미군사위협을 제압.굴복시킬 북의 핵무력 강화활동

미국이 한반도에 전략자산을 전개하고 또 한미연합군사훈련은 물론 미일연합군사훈련을 벌이는 것으로 긴장을 높힐 경우 북이 이에 맞서 어떤 태세를 취할 지 예상해보는 건 그리 어려운 작업이 아니다. 전문가가 아니어도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다.

김정은 위원장은 8일부터 10일까지 열린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5차 전원회의 확대회의에서 국방력 강화를 재차 언급하는 가운데 "오늘 우리 국가의 안전 환경은 매우 심각하며 주변 정세는 더 격화될 수 있는 위험성을 띠고 있다'고 했다. 그리고는 강대강, 정면승부의 투쟁원칙으로 나아가겠다고 했다. 이는 북이 자력갱생으로는 미 대북경제제제를, 조중러 연대로는 미 대북정치고립을 무력화시키고 있는 조건에서 미 대북적대 중 가장 정점에 위치해 있는 미 군사적 위협에 대해선 핵무력 강화활동을 통해 무력화시키겠다는 의중을 분명히 한 것이 된다.

북은 핵보유 전략국가들이 일반적으로 할 수 있고 또 해왔던 걸 보여줄 수 있다. 가장 간단히 상정해 볼 수 있는 것으로 극궤도 정찰위성을 비롯 인공위성 발사를 꼽을 수 있다. 김정은 위원장이 지난 3월 국가우주개발국을 시찰한 자리에서 5년내 다량의 정찰위성을 배치해 "남조선지역과 일본지역, 태평양상에서의 미제국주의 침략군대와 그 추종 세력들의 반공화국 군사행동 정보"를 실시간 감시하겠다고 했다.

북이 2017년에 언급한 태평양상 수소폭탄 시험이나 괌 포위 사격훈련을 상기시키는 전문가들도 많다. 북이 핵보유 전략국가인 만큼 상식적으로 얼마든지 가능한 공세들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그때로부터 무려 5년이나 흘렀다면서 북이 아울러, 그것들 보다 더 강력한, 상상하지 못했던 의외의 군사행동을 보여줄 수 있다고도 했다. 예컨대, '대양을 건너 쿠바의 한 항구도시에 부상한 북 핵잠수함'이다. 미 핵잠이 수시로 부산항이나 진해항에 모습을 드러내는 것처럼 북도 쿠바의 한 항구도시에서 진행되는 문화친선축전장에 잠수함을 등장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대단히 인문학적인 상상력이다.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현실화된다면 미국인들의 경악은 계량하기 힘들 것이다.

북이 강대강 정세에 부합해 벌일 수 있는 핵무력 강화활동들은 이처럼 차고도 넘친다. 일반적인 국방력 강화활동이라고 해도 된다.

5.전쟁이냐 굴복이냐

전략자산 한반도 전개를 기본으로 하고 여기에 한미연합군사훈련과 미일연합군사 훈련을 결합시킬 미국의 대북군사위협과 이를 제압.굴복시키려는 북의 강력한 핵무력 강화활동 간의 격돌은 단정컨대, 한반도를 전례 없는 최고의 전쟁 위기로 빠져들게 할 것이다. 북미 간 정세가 극강으로 치닫게 되는 국면이다. 196883명의 미 해군을 나포한 푸에블로호 사건을 비롯해 1969년 미 군인 31명을 사살한 정찰기 ‘EC-121 격추사건그리고 19762명의 미군 장교를 살해한 판문점 미류나무 사건등의 국면에서 그 전형을 확인할 수 있다.

그때, 형성될 정세는 이전과 같은 '전쟁이냐 평화냐'라는 단순한 구도일 수가 없다. 전쟁위기가 고조됐다가 적절한 선에서 마무리가 되는 그런 유형의 대결구도일 수는 없는 것이다. 강대강이 애초, 북이 미국을 제압.굴복시키기 위한 전략이란 것에 방점을 찍게 된다면 정세는 '전쟁이냐 굴복이냐'는 대결구도를 띠게 될 것이다. 가히, 필연이다.

북의 정면승부전략 앞에서 바이든 정부는 수세에서 빠져나오기 위해 일시적으로 새로운 전략을 도모할 수도 있다. 자신은 뒤로 빠지며 윤석열 정부를 앞세우는 전략이 그것이다. 우크라이나 사태에서 볼 수 있듯 미국이 제국주의로서 흔하게 구사하는 전형적인 전략이다. 흔히, 대리전으로 불리운다.

냉철히 접근하건대, 익히 준비된 전략일 수도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 기간에 멸공 타령에 이어 '북한은 주적'이라고 한 게 그 시작이었을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어 원점타격과 선제타격까지도 주창했다. 평상시에 국방부 수장이 아니라 대통령이 직접, 전쟁용어를 거침없이 사용한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다. 많은 사람들이 윤석열 대통령의 행보에 우크라이나 사태가 터지기 전 젤렌스키 대통령의 행보를 오버랩시켰던 이유다.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북을 주적이라고 하는 가운데 선제타격과 원점타격을 주창해나선 것은 서해교전 사태나 연평도 포격전 등 남북간 무력충돌이나 더 나아가 국지전에 대한 기획으로서 본질을 갖고 있다.

그러나 원점타격도 선제타격도 애초, 윤석열 정부의 몫이 아니다. 핵보유 전략국가에 대한 원점타격과 선제타격은 허장성세 조차도 못된다. 성립될 수 없는 것으로 객기에 불과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극강의 북미대결전에서 정치경제사회적 위기에 내몰린 윤석열 정부가 이른바 '돌격대' 역할을 하게 된다면 그것은 무력충돌이나 국지전이 아니라 전면전을 의미한다.

북이 익히 예고를 주었다. 조선로동당 박정천 비서가 지난 42위험한 군사적 행동을 감행한다면 우리 군대는 가차 없이 군사적 강력을 서울의 주요 표적들과 남조선군을 괴멸시키는 데 총집중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그 사흘 뒤인 45일엔 김여정 부부장까지 나서서 "남조선이 우리와 군사적 대결을 선택하는 상황이 온다면 부득이 우리의 핵 전투 무력은 자기의 임무를 수행해야 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전문가들은 2020616일 북이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했을 때 조선인민군 총참모부가 '대남 군사행동 계획'을 작성해 조선노동당에 제출했던 것에 대해 특별히 주목하고 있기도 하다. 그때, 김정은 위원장이 결정한 게 폐기가 아니라 보류였다. 아직까지도 살아있는 것이다. 북은 이처럼 강대강 정세를 주동하면서 미국의 모든 대북군사적대를 제압하고 굴복시킬 준비를 체계적이고 전방위적으로 수립해 놓고 있다.

'전쟁이냐 굴복이냐'는 대결구도에서 미국이 어떤 선택지를 쥐게 되는 지는 미국이 결정할 몫이 아니다. 현실적으로 당시 조성되는 정세가 강제하게 될 사안이다. 그에 따르면, 미국은 미 본토를 전장으로 하는 핵전쟁을 수행할 것인지 아니면 대북적대를 폐기해 김정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과의 싱가포르북미정상회담에서 합의한 새로운 북미관계 수립의 길로 들어설 것인지 선택의 기로에 세워지게 것이다.

그렇다면, 미국은 '전쟁이냐 굴복이냐'에서 종국적으로 무엇을 선택하게 될 것인가?

이 또한 복잡하거나 어려운 문제가 이나다. 새로운 북미대결전에서 조성된 정세 흐름 그리고 특히, 형성된 정치지형에 따르면 결정은 사실, 이미 돼 있다. 핵보유 전략국가 북이 새로운 북미대결전에서 미국의 대북적대를 제압.굴복시키기 위한 대미전략을 수립해 자력갱생으로는 미 대북경제제재를, ‘조중러 연대로는 미 대북정치고립을 무력화시킨 가운데 핵무력 강화활동으로 대북군사위협을 제압.굴복시키려 하고 있는 것에 그 답이 있다.

자세히 들여다보지 않아도 훤히 보인다. 선홍빛처럼 또렷하다. 세계는 그리 머지않아 그렇듯, 북미대결전 종식이라는 휘황한 세기적 현상을 환호하며 접하게 될 것이다.

시기를 특정할 수 없기는 해도 그리고 형태를 구체적으로 그릴 수 없기는 해도 북의 반제평화전략은 단언컨대, 승리의 길 위에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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