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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권말선/그이의 환한 미소(두번째 시집)

[시] 꽃밭과 4대강

by 전선에서 2016. 9. 18.



꽃밭과 4대강


  권말선



주차장이나 하게 두지, 뭐람


나뒹구는 시멘트 조각 걷어내고

돌맹이 모아 울타리까지 둘러가며

누군가 애써 만드는 꽃밭

그걸 보며 구시렁거렸었지


한 해 두 해 지나며 푸름이 더해져

꽃들은 뿜빠뿜빠 호박벌은 둥기둥기 

울타리콩 으쌰으쌰 온갖 나비 댕겨 가는

예쁜 정원 생겨났지, 스산하던 골목에 


누군가의 향기로운 꿈이

꽃과 벌레의 낙원 되었을 때

나의 명박스런 이기심은

쨍그랑챙챙 깨져 나갔지


단지 꽃씨를 뿌렸을 뿐인데

푸름은 더 짙은 푸르름을 낳고

꽃들이 향기를 낳고

꽃향기 벌 나비 불러 오는


오, 찬란한 생명의 번짐이여!


한강 낙동강 영산강 금강

갖가지 생명 품어 안고

한결같이 흐를 때야 몰랐지

강이 숨 쉼으로 내가 사는 이치


명박이 탐욕에 물길 갇히고

녹조라떼에 중독된 후에야

생명 가진 것들 눈도 못 감고

죽어 나가는 걸 원통해 했지


명박이 탐욕 감옥에 가두고

갇힌 물길 터쳐야지 살릴 텐데

그나마 남아있을 여린 생명들

하나라도 더 구해낼 수 있을 텐데


모래알 스스스 노래하며 쓸려 가고

자갈돌 뽀득뽀득 온종일 세수하고

어린 물고기 해지는 줄 모르게 뛰노는

때 되면 철새들 끼룩끼룩 돌아오는 곳


어여 다시 되돌려야지, 우리들 맑은 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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