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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권말선

[시] 안녕, 온유

by 전선에서 2019. 9. 30.


안녕, 온유


권말선 



안녕, 온유

교대역 지하철을 내리면 보이는

너의 초상을 마주한 어느 날부터

다짐, 약속, 기억의 고리인 양

자꾸만 네 이름 불러본다

 

안녕, 온유

하고 불러 보면 빙긋 웃는 듯

네 볼은 살짝 동그랗게 부풀고

부푼 네 볼을 가만히 쓸어보면

부드런 온기를 넘겨주는 너

 

안녕, 온유

갑판 위에서 기다렸다면 살았을 텐데

울음소리 비명소리 들리는 곳으로

, 구명조끼도 없이 친구들 곁으로

돌아올 길 대신 택한 친구들 곁으로

 

너는 수많은 발길 속 초상으로 고요히

찾았느냐고 나를 향해 묻고 있는데

나는 이렇게 걷고 뛰면서도

네 앞에 서서 아무런 답이 없구나

 

진실을 끌어올리지 못해

네 앞에 멍하니 서 있는 것이냐

진실을 끌어내기 위해

너를 뒤로하고 걷고 또 뛰는 것이냐

 

안녕, 온유

많고 많은 까만 눈동자의 온유들아

 

파묻힌 모든 진실 다 건져 올리고나면

빙긋 웃음 물고 반겨줄 너와 마주

웃을 수 있을까, 울 수 있을까

그립고 미안하다, 아이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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