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선에서 2014. 3. 17. 21:42

포장마차 연가

                    권말선

그대여 오늘은 단둘이서 호젓한
강가 포장마차에 앉아
우동 한 그릇에 소주 서너 잔
나눠 마시자

달님과 별님들의 노래에 귀를 맡기고
맑은 소주잔 가볍게 부딪히면서
사랑도 마시고 꿈도 마시자

술 한 잔에 취하고
그윽히 바라보는 그대 눈길에 또한
흠뻑 취하고 싶어라

강물에 잠든 어린 고기는
내일의 여정을 앞에 두고
설레이며 뒤척이겠지

마지막 술잔을 모두 비우면
우리도 손잡고 함께 떠나자
아무도 모르는 동굴속으로

그대여 우리 오늘은
천막으로 지은 자그만 별장에서
입술이 앵두처럼 보일때 까지만
술을 마시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