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권말선
[시] 조지아에서 개성공단을 불러보다
자주통일연구소
2025. 9. 27. 13:12
조지아에서 개성공단을 불러보다
권말선
떠올려 보아도
불러만 보아도
가슴에서인지
눈샘에서인지
불쑥 밀려들어선
뭉글대다 툭 터지고 마는
느꺼운 이름
아, 개성공단
조지아를 겪고 개성공단을 돌아보니
거기가 과연 그처럼 불손한 곳이었나
버리고 떠나올 만큼 동토였단 말인가
주적이라느니 멸공하자느니
반란의 그들이 전쟁을 획책했던 땅
동맹이란 작자들이 여전히 적대하는 땅
그리하여 이 추억은 이 안타까움은
한낱 허망한 모순, 신기루란 말인가
우리 민족 마음 모아 만들었던
꿈의 둥우리 개성공단
노동자도 자본가도 모여들어
웃으며 일하고 통일을 가꾸던
애지중지 겨레의 옥동자로 키우던
지금쯤 어엿한 청년으로 성장했을
개성공단, 그 따스한 둥지를 떠나
조지아, 바다 건너 먼 먼 남의 땅에서
선한 겨레 대신 악한 동맹에게
기꺼운 웃음 대신 공포의 사슬에 묶여
옥동자 대신 분노만 남은 현실이여
아아, 개성공단을 잃고 나서야
조지아에서
트럼프에게서
미국에게서
시퍼렇게 멍든 우리를 돌아본들
개성공단
언제가 거기서 노동자로 살 나를
꿈꾸어 본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