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주통일연구소 2014. 3. 19. 20:11

뭉게구름 피는 날엔



                                    권말선




강가 빨래터에서
다정한 언니랑
거머리잡기 빨래하기
나물씻기 머리감기
조잘조잘 재미나게 지내다가
언니는 공장으로 떠나가 버리고

명절날만 볼 수 있는
울언니 너무 그리워
하늘보며 울 때
뭉실뭉실 뭉게구름
가득 피는 그 모습
어찌나 반갑던지

구름 속 저 너머에
울언니 날 기다리며
빨래하고 있는 거라
생각하며 좋아했지
비누거품 뭉글뭉글
커다랗게 만들면서

길다란 사다리 타고 올라가
휘휘 커다랗게 두 팔 저어
흰거품 다 걷어내면
그립던 언니 거기서
나를 보며 환히
웃어 줄 것 같았는데

지금도 가끔
뭉게구름 뭉실뭉실
하얗게 피어날 땐
저 구름 다 걷어내면
어린 날의 다정한
언니 얼굴 볼 것 같아

하늘향해 휘휘
커다랗게
팔 저어 보곤 하지

 

 

2012-03-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