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더하기/수다

여름 가고 가을이 온다

전선에서 2020. 9. 5. 14:17

여름 가고 가을이 온다




54일간의 장마였다고 한다.

구례, 합천을 비롯 수해지역 농민들 피해가 너무 크다. 

장마와 태풍도 물론이고 장마 이후 햇빛에 고추는 탄저병이 들어 수확이 힘들다고 한다.


긴 비가 주고가는 습기가 집안에도 곳곳에 쌓였다.

바짝 말리려던 양파는 반 이상이 병들었다. 

안방, 주방, 작은방, 베란다... 비가 들이치고 스며들어 퀴퀴해졌다. 


장마 끝나고 며칠은 폭염이 이어졌다.

좋은 건 딱 하나, 빨래가 잘 마른다는 것!

어떤 친구는 광복절 지나면 더위가 한풀 꺽인다던데

내게 한여름 더위는 

9월 13일 전후는 돼야 물러가더라.

긴 머리를 여름내도록 틀어올리거나 묶어두었다가

비로소 목덜미 아래로 풀어낼 수 있는 때가

바로 그 즈음이기 때문이다. 


아직 중순은 아니지만 어제 저녁은 정말 아름다웠다.

9월을 넘기니 비로소 가을 냄새가 났다.

어슴프레한 저녁의 쓸쓸한 빛깔과 기온이 딱 가을초입의 그것이다. 

좋구나, 가을...

드디어 가는구나, 여름...


베란다에 나간 김에 수건을 걷어왔다. 

바사삭 잘 말랐다.

바람과 볕에 잘 마른 빨래,

그래, 이게 진짜지. 

등짝이 더워 잠못들던 밤도 이젠 끝나고

도톰한 이불을 꺼내

발부터 목까지 끌어 덮었다


그러나 장마가 끝났다고 안심할 수 없는 시절이다.

앞으로 태풍이 또 몇 개 온단다.

코로나는 여전히 맹위다. 

너 어떻게 할 거냐고 재촉하는 빚쟁이처럼

계절이, 시대가 묻고 있는 듯하다. 


온라인 촛불집회가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