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과 전망

1.정전협정 4조 60항과 미군 없는 평화협정

전선에서 2019. 7. 4. 11:52

1.정전협정 460항과 미군 없는 평화협정

<분석과전망> 평화협정 체결 전망과 경로

 

630일 판문점에서 북미정상회동은 사실상 3차 북미정상회담이었다. 다만 비밀회담이었다. 3차 북미정상회담에서 압권은 트럼프 대통령이 월경해 북 땅에서 김정은 위원장과 만나 악수를 한 풍경이다. 북미적대관계 종식을 선언한 것이었다. 특히 사실상, 북미종전선언을 한 것이었다. 북미대결전 역사에 길이 남을 백미다. 북미 종전선언은 3차북미정상회담을 앞당겨 평화협정 체결로 이어지는 공정에서 첫 입구다. 올해로 66년을 맞는 7.27 정정협정일을 앞두고 평화협정에 대한 글을 연재해서 싣는다. 특히 평화협정 체결문제를 주한미군 철수 문제와 결부해 그 전망을 밝히는 데에 주안점을 뒀다<편집자 주>


 



1. , 평화협정인가?

 

1)정전협정 제460항과 정치회담

 

“3개월 내에 정치회담을 소집하여 외국군대의 철수와 한반도 문제의 평화적 해결 문제를 협의한다

정전협정 제460항이다. 정치회담은 19544월 제네바에서 열렸다. 유엔군 참전 15개국과 소련, 중국 그리고 남북한 등 19개국이 참여했다. 제네바 회담으로 불리운다.

제네바 회담에서 유엔군 측은 통일 한국을 수립하기 위해 유엔의 감시 하에 인구비례에 의한 국회의원 자유선거를 주장했다. ‘통일 한국 수립을 언급한 데에서 확인할 수 있듯 북의 체제를 부정하는 반북대결적 입장이었다. 반북대결성에서 남측은 한 발 더 나아갔다. ‘대한민국이 한반도의 유일 합법정부라고 주장하며 중국군을 철수 시킨 1개월 뒤에 대한민국 헌법질서에 따라 남북 총 선거를 진행해야한다고 한 것이다. 북측은 최고인민회의 대의원과 남의 국회의원들 그리고 사회단체 대표들로 전조선위원회를 구성하고, 전조선위원회로 하여금 총선거를 준비케 하자고 했다. 유엔을 배제하고 남북한이 대등한 비율로 연립하자는 것이었다. 북은 또한 단시일 내 외국 군대를 철거하고 1년 이내에 남북이 병력을 10만 명 이내로 감군하며, 평화체제로의 전환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남북 대표로 위원회를 구성하자고 제의했다.

입장 차이의 간극이 너무 컸다. 미국이 의도한 것이었다. 제네바 회담은 결국, 아무런 성과 없이 끝나고 말았다. 그리고는 외국군 철수 등 한반도 문제 해결은 위한 정전협정 상 정치회담은 정전협정 체결 66주년이 되는 올해에 이르기까지 전혀 열리지 못했다. 핵심은 평화협정 체결 문제이다.

 

2)정전협정 제460항과 6.12북미공동성명 2

 

평화협정 체결 문제는 마침내 200710.4선언을 거쳐 2018417일 판문점정상회담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온전한 형태로 제기되었다. “남과 북이 정전협정 체결 65년이 되는 올해에 종전을 선언하고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전환하며 항구적이고 공고한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남··3자 또는 남···4자회담 개최를 적극 추진해 나가기로 하였다고 한 것이다. 판문점 선언 33항이다.

더 결정적인 것은 6.12북미정상회담에서 나왔다. 6.12북미공동성명 항에 한반도의 항구적이며 공고한 평화체제를 구축하기 위하여 공동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돼 있는 것이다. 평화협정 체결 문제는 본질적으로 북미 간 문제다.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에 합의한 6.12북미공동성명은 그런 점에서 평화협정에 대한 남북합의를 최고의 높이에서 보장해주는 정치기제가 된다. 의미가 깊다. 평화협정과 관련해 북이 보다 적극적인 태세를 취하게 되는 배경이다. 김정은 위원장이 2019 신년사를 통해 정전협정 당사자들과의 긴밀한 련계 밑에 조선반도의 현 정전체제를 평화체제로 전환하기 위한 다자협상을 적극 추진해 항구적인 평화보장 토대를 마련해야 한다고 한 것이다.

 

이것들은 평화협정 체결 문제가 이후 3차 북미정상회담에 의해 결정될 것임을 확정해준다. 53년 정전협정이 명시한 정치회담은 결국, 60여년이 지나 3차 북미정상회담이 합의해내게 될 다자협상에 의해 실현되게 될 것이다.

 

 

2 한반도 평화체제라는 마을, 어떻게 꾸려질 것인가?

 

1)종전선언과 그 본질

 

3차례에 걸친 남북정상회담과 2차례 걸친 북미정상회담에서 남북미가 동시에 강조하는 개념이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이다. 특히 항구적이며 공고하게 구축해야한다는 것에 방점을 찍고 있다. 한반도 평화체제라는 마을의 한 복판에 있게 되는 것이 평화협정이다. 평화협정이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에서 핵심인 것이다.

 

다른 한편, 적지 않은 사람들이 한반도 평화체제라는 마을로 들어가는 입구로 종전선언을 설정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그 중 한 사람이다. 구두이기는 했지만 6.12북미정상회담에서 종전선언을 약속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 이전인 417일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가진 정상회담에서도 한국이 북한과 만나서 종전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하는 등 종전선언을 강조했다. 물론, 특별한 것은 아니다. 종전선언의 원조는 따로 있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이다. 20061118일 노무현 대통령과의 하노이정상회담에서 북한이 핵을 포기하면, 종전선언과 평화조약을 체결할 용의가 있다.”라고 한 것이다.

 

종전선언은 이렇듯 언제라도 미국 아이디어였다. 미국이 제기한 종전선언은 평화협정 체결을 위한 것 보다는 북핵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유인책으로서의 성격이 더 컸다. 부시 대통령의 종전선언 제기는 당시 북이 101차 핵시험으로 6자회담을 회복 불능 수준으로 폭파시켜 버리자 북을 비핵화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기 위해 내밀어본 카드 중 하나였으며 트럼프 대통령의 제기 역시 크게 다르지 않았다.

종전선언은 애초, 의미가 그리 크지가 않다. 정치선언에 불과한 것이다. 그럼에도 미국이 종전선언을 강조하는 건 평화협정 체결 전에 단계 하나를 더 만들겠다는 의도이다. 평화협정 체결을 조금이라도 뒤로 밀어두려는 전략적 계산인 것이다.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새로운 북미관계 수립에서 그 시간을 늦추게 하거나 그 노정을 더 복잡하게 하는 것이 종전선언의 본질인 것이다.

그렇지만 종선선언을 대햐는 트럼프 대통령의 태세는 독특했다. 지난 630DMZ 북미회동에서 압권은 트럼프 대통령의 월경이었다. 미 대통령으로서 역사상 처음으로 분단선을 넘어 월북을 한 것이다. 세계 역사에 기록될 세기적 발걸음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분단선을 넘어 방북을 해 김정은 위원장과 악수를 했다는 것은 북미 간 적대관계 종식에 큰 걸음을 뗐다는 의미를 갖는다. 구체적으로는 북미가 전쟁을 끝냈음을 선언한 것이 된다. 세계가 지켜보는 앞에서 북미가 사실상 북미종전선언을 한 것이다. 종전선언은 원래, 특별한 문서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말로 선언해도 무방한 것이다. 그런데 북미는 DMZ 그것도 북 땅에서 북미종전선언을 말이 아니라 발과 악수로 해낸 것이다. 정치적 무게가 오히려 더 크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6.12북미정상회담에서 약속한 종전선언을 월경이라는 대단히 독특한 방식으로 이행한 것이다. 참모들과 논의도 하지 않고 독자적으로 결정한 것이었다. 이를 지난 해 남북이 9월 평양정상회담에서 9.19남북군사합의를 내와 사실상 남북 종전선언을 했던 것과 결부해보면 남북미 간 종전선언은 이제, 사실상 완결된 셈이다.

 

종전선언은 평화협정으로 이어지게 돼 있다. 머지않아 3차 북미정상회담을 통해 6.12북미정상회담에서 합의한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해 판문점 선언에 적시돼 있는 대로 남··3자 또는 남···4자회담을 결정하고 평화협정을 체결 과정을 시작하게 될 것이다.


2)평화협정의 주체 문제

 

평화협정 주체 문제를 두고 적잖게 논란이 있어왔다. 북미, 남북, 남북미, 남북미중 등을 주체로 설정해 전개된 논란이었다. ‘북미남북문제는 정리되었지만 나머지는 여전히 해결된 상태가 아니다. 판문점 선언에 ··3자 또는 남···4자회담 개최라는 대목이 그것을 반영하다.

북미를 평화협정 주체로 설정하는 것은 전쟁의 실질 당사자가 북미였던 역사적 사실에 근거를 둔 것이었다. 그러나 이는 전쟁 시 한국과 중국의 역할을 부차시하고 평화협정 이후에 전개될 한반도와 동북아의 지형 변화를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현실성이 약하다. 남북을 평화협정 주체로 설정하는 것은 더 비현실적이다. 남북이 완전하게 독립된 서로 다른 국가라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다. 통일 문제를 차치시켜버리는 치명적인 문제를 갖는다. 이 주장은 1992년 남북기본합의서에 명시된 '나라 대 나라의 관계가 아닌 통일을 지향하는 과정에서 잠정적으로 형성되는 특수관계'라는 규정도 부정하고 있다. 더 치명적인 것은 전쟁의 성격과 그 전쟁의 원인으로 작동했던 분단의 근본 원인을 심각하게 왜곡하고 있다는 점이다. 구체적으로 미국이 전쟁과 분단에서 차지하고 있는 역할을 의도적으로 감춰놓고 있는 것이다. 그 주장이 극 소수인 이유다.

북미중을 평화협정 주체로 설정하는 것은 정전협정 주체가 북미중이라는 것에 근거를 두고 있다. 법적인 차원에서만 접근하면 맞다. 유엔군을 대표한 미국과 북 그리고 대북 지원군을 파병한 중국이 정전협정의 당사자들이기 때문이다. 남은 유엔군의 대표적인 구성국이기는 했지만 그 이전에 국군의 작전통제권 자체를 미국에 넘긴데다가 정전협정에 반대까지 했기 때문에 법적으로만 접근하면 정전협정의 주체가 아니다. 그러나 이는 평화협정이 통일로 가는 과정인데 통일의 주체인 남을 배제하고 있다는 점에서 현실성이 약하다.

남북미를 평화협정의 주체로 설정하는 것은 북미를 주체로 설정했을 때와 마찬가지로 중국이 차지하는 법적 정치적 의미가 차치돼 있다. 미국의 의도가 작동한 결과다.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이후 변화되게 될 동북아정치지형에서 중국을 약화시키려는 미국의 전략적 의도가 반영돼 있는 것이다. 판문점선언에 문재인 정부가 노무현 정부 시기 10.4선언에서처럼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남··3라는 대목을 ...4앞에 굳이 배치한 이유다.

 

이것들은 평화협정 주체 문제는 역사적 법적 현실적 정치적 차원에서 접근해 총제적으로 정리해야만 올바른 결론에 도달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평화협정의 주체에서 기본은 북미다. 그리고 여기에 현실적 법적 정치적 차원에서 남과 중국을 결부시켜야한다. 평화협정은 북미를 기본으로 하되 여기에 한중이 결부해 4자가 체결해야하는 것이다.

 

3)한반도 평화체제 구축과 주한미군

 

한반도의 항구적인 평화체제는 평화협정 만으로 다 완성되는 것이 아니다. 70년 넘게 지속되었던 한반도의 전쟁위기를 거둬내고 만들어야할 평화체제라는 마을이 종이쪼가리에 불과한 평화협정에 다 담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보는 것은 매우 환상적이거나 낭만적인 발상이다. 한반도의 항구적인 평화체제 구축에서 핵심은 북미 간 적대를 해소하는 것이다. 북미 간 적대 해소에서 핵심은 주한미군 철수다. 주한미군 철수는 특히 평화협정 체결 문제와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를 갖고 있다. 평화협정이 주한미군의 존재 근거를 법적으로 현실적으로 송두리째 흔들어버리는 결정적인 정치기제라는 것은 상식이다. 66년 전 정전협정 460항이 적시하고 있는 것을 따라 평화협정은 외국군을 철수 하는 내용으로 체결되어야 한다. 미군 없는 평화협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