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권말선
[시] 불을 삼킨 개
전선에서
2017. 10. 26. 00:51
(사진 ; 자주시보 펌)
불을 삼킨 개
권말선
침략과 탈취로
비대해진 몸뚱이 흔들며
온 동네 들쑤시고 다니는
포악한 개 한 마리
저를 노려보는 눈앞의 불꽃
어찌 꺼버릴까 고민하다
그만 낼름 삼켜버렸다네
삼키면 맥없이 사라질 거라 생각했지
저를 활활 태워버릴 줄이야 몰랐지
펄펄 끓는 열기에
미친 듯 뛰어 봐도
저를 휘감은 불꽃은
꺼지지도 없어지지도 않아
목구멍에 낀 기름
뱃속에 낀 기름
오장육부의 기름
기름기 만나 활활
아주 잘도 타더라지
불을 삼킨 미친개가
온 동네 시끄럽게
왈왈거리며 짖어댔지
제발 살려 달라 애걸하며
불을 꺼 달라 복걸하며
제가 삼킨 불이 저를
아주 새까맣게 태워버릴 줄
아, 글쎄 어찌 알았겠어
미치광이 트럼프 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