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권말선

[시] 엎드려 사죄하라, 트럼프여

전선에서 2017. 8. 14. 03:06



엎드려 사죄하라, 트럼프여

권말선


전쟁을 운운하며 우리 민족 욕보인 미국이여
이참에 제대로 사죄하는 법 배우라
살육을 지시하던 손가락 모두 펼쳐 가슴에 얹고
멸시로 째려보던 오만가득한 눈 내리깔고
거드름 피우며 푹신한 의자에 꼬고 앉던 다리 꿇어
수 천의 우리민족 죽이려 들었던 것과
무참히 죽였던 만사람의 영혼 생각하며
철저히 사죄하라 반성하라 고개 숙이라

거짓과 탈취와 철면피 적반하장 강도에 깡패무리
미제의 이름 앞에 붙일 수 있는 것 중
아름다운 것은 없구나, 단 하나도
미국 너로 인해 우리가 하루라도 성한 날 있었더냐
미국 너로 인해 상처 입지 않은 이 있었더냐
서로 손가락질하며 미워한 세월이 원통하다
노쇠 혓바닥으로 말대포나 쏘아대지만
전쟁 전에 이미 진 것을 누군들 모르랴

그러니 무기를 버리고 이 땅을 떠나라
네 갖고 놀던 충실한 장난감이었던
국가보안법 따위 내 불살라 버리련다
앉았던 그 자리 먼지 한 톨
그늘 한 자락 남기지 말고
부리던 주한미군 다 데리고
탄저균, 보툴리눔, 오염된 기름
걸레가 모자라면 혓바닥으로
닦고 또 닦고 핥아서라도 깨끗하게
순박한 우리 땅 되돌려 놓고 가버려라

이제라도 미국 없는 세상 살아야겠다
진정 해방된 세상 누리며 살아야겠다
우리 민족끼리 살 부비며 살아야겠다

미군 군화발에 짓밟힌 영혼들 앞에
굻어 엎드려 참회하라 눈물 흘리라
용서를 빌라, 트럼프여
사죄하라, 미국이여
양키 고 홈, 울며 떠나라